박준영 전라남도지사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에 선임됐다.

  박준영 지사는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4차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서울, 대구, 경기, 경북 등을 제외한 11개 시·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5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박 지사는 그동안 제4대 협의회 부회장을 안정적으로 수행했으며 3선 광역단체장으로 연륜과 중량감을 갖췄다는 점이 평가를 받아 만장일치 추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임기는 오는 2012년 9월까지(1년간)이며, 협의회 정관에 따라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새로운 임원단이 선임되지 못할 경우 새 임원단이 선임될 때까지 수행토록 돼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 16개 시·도지사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단체다. 지금까지 서울 2회, 강원, 부산 등 3개 지역에서만 회장을 배출했으며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강조된 민선4기 이후에는 강원도와 부산광역시에서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번 박 지사의 회장 선임은 민선 지방자치시대 이래 호남 출신으로 최초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대내외적으로 전남이 지방자치 선도지역이라는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장은 지방에 관련한 각종 정책에 대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의견을 개진하는 단일창구다.

  협의회 정관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동 현안에 대한 논의 ▲시·도간 공동이익과 관련된 공동관심사 의견수렴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법령 ▲기타사항에 관해 정부에 대한 의견 개진 또는 국회에 대한 의견 제출 등의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박 지사는 향후 지방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전국적인 공통분모를 모아 정부를 상대로 정치력을 발휘하게 된다.

  민선 4기를 거치면서 협의회 회장의 위상은 급상승했다. 최근 협의회를 중심으로 대통령과 시·도지사 회의를 제도화하면서 회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이날 총회에서 채택된 전국시도지사 공동성명서에서도 국정과제에 대해 중앙과 지방이 수평적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설 협력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회장을 맡은 박지사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지역의 현안문제까지 접근할 수 있는 영향력이 배가된 셈이다.

  한편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은 고건 전 서울시장(99년 1월∼2002년 6월), 이명박 대통령(전 서울시장 2002년 7월∼2006년 6월) 등 서울시장과 김진선 전 강원지사(2006년 7월∼2008년 10월), 허남식 부산시장(2008년 10월∼현재) 등이 맡아왔다.

/연창흠 기자(010-7619-1181)
 
지방분권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전국시도지사 공동선언문(안)
 
  금년은 1991년 지방의회를 부활하여 민선자치를 출범시킨 지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5차례에 걸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자치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져 왔고, 국민과 함께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성숙시켜 왔다.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지방의 다양성으로 중앙의 획일성을 수정하고 지방으로부터의 발상 전환을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을 높였다.

  지난 20년간 괄목할 수준으로 발전한 정보기술을 지방행정에 적극 도입하여 우리 지방정부는 속도와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행정정보를 적시에 제공하여 행정의 투명성과 주민대응성을 강화하였다.

  현 이명박 정부는 출범초기 ‘지방분권 확대’를 주요 국정과제에 포함하여 추진해 왔으나,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지금 정부의 지방분권 의지는 현저히 퇴색하여 각종 지방분권과제 시행은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국시도지사는 지방의회 부활 2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와 같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소모적 권력쟁탈 형 지방분권 논의를 지양하고 세계사적 흐름에 맞추어 지방분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국회와 정부가 다음 5개 사항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현행 중앙집권형 국가를 선진형 지방분권국가로 개조하는 새로운 헌법체제로 이행하여야 한다. 현행 헌법 제 117조와 제 118조, 단 2개 조문만으로는 국민생활 전반을 관장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규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더욱이 지방자치에 대한 핵심내용이 법률이 아닌 법령에 기속되도록 규정되어 있어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적 취지와 정신이 헌법적 원리로 명확히 규정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지방분권형 헌법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21세기 세계화시대는 지방이 중심이 되는 국가발전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사례와 같이 헌법 전문에 지방분권국가임을 천명하고 지방자치권의 내용과 범위를 확대하여야 한다. 현행 2할 자치를 시급히 정상화하기 위하여 헌법 개정 전이라도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하여 자치조직권,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둘째, 조세 사용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원칙적으로 현행 조세수입의 60%를 지방세로 할당하고, 차등세율 적용 등을 통하여 지역간 균형재정을 달성하여야 한다. 현재 지방정부는 우리나라 총 조세 중 20%만을 지방세로 징수하는 반면 60%를 사용하고 있다. 40%의 괴리는 중앙정부가 국세로 징수하여 교부세, 보조금 형태로 지방정부에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간 재원균형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조세이전에 따른 비효율성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방식과 같이 국세 일부분을 선심 쓰듯이 지방정부로 나누어 주는 행태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60%를 직접 징수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지역 간 재원균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 중앙정부가 징수하여야 한다. 또한 지방정부 복지재정 증가에 따른 재정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복지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특히 복지재정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빈곤예산, 노인복지예산, 보육예산에 대한 보조율 인상은 시급한 과제이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국정과제에 관하여 수평적 입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상설협력 체제를 마련하여야 한다. 역대 정부를 통하여 중앙정부는 항상 우월적·시혜적 지위에서 지방정부를 종속변수로 취급해 왔다. 국정의 업무분담체계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휘권을 행사하는 면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부분에 한정할 뿐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우월적 지위가 남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현행 대통령·시도지사회의를 제도화하고 국회 내에 지방정부의 의견을 상시 반영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넷째, 미증유의 정보통신기술 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을 새로 정립하여야 한다. 중앙정부 편의 중심과 전통적 문서행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행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구분 기준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하여 공생발전과 생활정치로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현행의 수직적 상하관계에서 수평적 공생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국민 편의 입장에서 새로운 기능배분 기준을 마련하여 주민생활을 직접 관장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여야 한다.

  다섯째, 현재 중앙정부에서 추진 중에 있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지방정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인구와 면적에 따라 획일적으로 통·폐합을 추진한다면 많은 부작용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므로,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지방자치 발전이 원만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과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어야 한다.

2011. 8. 25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원본 기사 보기:ror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