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한 해가 밝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보육 현장을 지키시는 여러분들에게 만복(萬福)이 깃들길 기원 드리면서 이 글을 드립니다.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여러 회원님들의 성원과 격려가 있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헤쳐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7년은 저에게 반환점이 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수장(首長)이라는 자리에서 정부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힘겹게 예산증액과 보육환경 개선 그리고 보육교직원 여러분들의 지위 향상 및 권익을 위해 고군분투 해가며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녔는데 모든 책무(責務)를 내려놓을 시점이 되었습니다.

 
지나온 행적을 뒤돌아보면 예산증액과 보육교직원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법안들이 이루어져 기뻤던 순간도 있었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해 힘들고 허탈했던 순간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갑니다. 지난 회장직 취임사를 기억해봅니다. 어려움에 빠져 있는 한어총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연합회가 정책적으로 앞서 가는 단체로서의 위상을 세우고, 보육이 복지라는 광범위한 분야 속 여러 정책 중의 하나가 아니라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성원해야 할 중심이 되는 정책으로서의 위상을 세울 것을 여러분들 앞에 다짐한바 있었습니다.

 
이러한 다짐의 내용 중에 중요한 하나가 제대로 된 정관개정 승인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힘겹고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3여년 만에 정관개정 승인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때늦은 정관개정 승인으로 모든 분과와 시·도연합회들이 정관 맞추기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과위원장님과 연합회장님들이 적극적으로 일정에 맞추어 이행해주시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몇몇 시·도나 분과가 이를 따르지 않아 불가피하게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억울하고 분개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앞으로의 기준이 명확해지고, 모든 일들이 투명하고 협의적으로 수월히 풀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갈등이 있고 어렵다고 해서 예외를 인정한다면 정관개정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고, 그간의 수고는 수포(水泡)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저의 언행(言行)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한어총의 회장 자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수장으로서의 업무를 맡아 직면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제가 결정한 결과들이 후일 어떤 결과로 돌아오던 그건 제가 짊어져야할 짐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가 회장직 수행으로 해왔던 모든 일들의 잘잘못들은 개인의 문제일 것이며, 한어총이 나아가는 방향은 앞으로도 보육계의 발전과 여러분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 나가는 단체가 될 것입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우리 보육인들의 권익(權益)과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항상 앞장서서,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 가기 위해 온 노력을 다 해왔습니다. 이는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주신 회원님들과 여러 분과위원장님, 시·도연합회장님들의 숨은 노력과 따뜻한 성원이 뒷받침되어 할 수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간 부족한 저를 아껴주고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도리지만 그러지 못한 점 양해드리며,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봄이 오듯이, 어려운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가득하길 소원하며 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행복과 사랑이 충만하길 기원 드립니다.

 

 

2017. 1. 26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광진 회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