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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동영상의 잔영, 한 마디로 씁쓸
범죄자들이 노리는 돈 앞에서 ‘호구’로 전락한 재벌 총수의 명예
 
김양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7/23 [00:34]

[신문고 뉴스]김양수 칼럼니스트 = 국내 최대 재벌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하루 종일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그럴 법도 하다. 성도덕의 해이나 성범죄로 인해 판검사, 공무원, 의사, 경찰, 교사, 연예인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더니, 급기야 어떤 의미에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보다 더 큰 위세를 떨치곤 하는 삼성공화국의 수장마저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어서다. 그것도 이제는 ‘스캔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린 적나라한 동영상까지 곁들여서.

 

▲ 뉴스타파가 보도한 이건의 의혹에 나오는 이미지...이미지 출처 뉴스타파 페이스북     ©편집부

  

동영상이 폭로된 뒤 이미 삼성그룹 측에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동영상 속 남자가 자신들의 총수 이건희 회장임을 인정했으므로 이 회장이 폭로된 동영상 대로 거액의 돈을 주고 여성의 性을 산 것이 맞다면 그는 대한민국 실정법인 성매매특별법을 위반한 게 맞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21세기 대한민국 남성의 현실적이고 보편적 성도덕을 이야기 할 때, ‘돈 주고 성을 구매한 행위’가 권력이나 폭력으로 여성의 정조를 유린한 죄처럼 천인공노 파렴치한 범죄인가 하는 의문은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보기에 ‘이건희 동영상 사태’는 VIP 혹은 로열패밀리의 은밀하고 지저분한 아랫도리 사건인 것은 맞지만, 그래서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말초적 신경을 흥분시키는 가십거리는 되겠지만 결국 이 사건은 가십 이상의 건은 아니다.

    

이 회장과 그에게 여성들을 조달한 사람. 이 회장 측에서 돈을 받고 성을 판 여성들은 이 사건을 경찰 또는 검찰이 정식으로 입건하여 수사한다면 틀림없는 형사소추의 대상이다.

 

그러나 현재 당사자인 이 회장은 심장마비 후 뇌손상을 입어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세상을 호령하던 그가 말년에 건강도 잃고 명예까지 잃었으니 이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한순간에 대중의 조롱과 비난과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 것만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화적 인물 이건희 회장이 술 마시고 발기부전 치료제 먹고 홍등가 여자를 상대로 오입질이나 하는 ‘저렴한 아저씨’ 반열에 합류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희 동영상’은 어떤 연유로 ‘뉴스타파’의 특종이 되었을까. 상황을 100% 알 수 없지만 동영상의 촬영과 유포 경위는 투철한 고발정신에 충실한 용감한 시민의 영웅적인 행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겨례>보도에 의하면 제보자가 보도를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이로써 동영상 촬영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한 성매매 여성과 브로커의 의도적 계획에 의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성매매 여성과 그녀를 관리하는 성매매 업소’가 이 건이 이 회장과 삼성을 약점이라고 판단, 이를 기회로 삼성 또는 이 회장 가족들을 돈을 갈취할 ‘호구’정도로 여겼다는 거다.

    

보도에 의하면 이 회장 측이 지불한 성 매수 금액은 1인 1회 500만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유명인 성매매를 접한 금액과는 상당히 낮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 회장을 상대한 여성들이 ‘업소녀’라고 <뉴스타파>가 보도했으므로 그녀들이 ‘업소녀가 맞다면 그 금액은 현재 ’업소녀‘의 일반적 시세를 훨씬 상회하는 거액이다. 이로 보면 이 회장은 그래도 자신의 위상에 맞는 대가를 치른 셈이다.

    

그렇다면 이 회장을 상대한 ‘업체’나 ‘직원’ 또한 이 회장을 VIP 대접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특급 클라이언트’를 약점 잡혀 돈 퍼주는 호구로 만들고자 했다. 이건 아니다. 따라서 나는 이번 이 회장의 성 매수 사건이 그저 원칙에 맞게 ‘성매매특별법에 따라 처리되면 그만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기화로 이 회장 측에게 거액의 돈을 뜯어내려고 공갈을 한 측이 있다면 이 또한 협박이나 공갈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삼성이어서 화끈하게 봐주거나, 삼성이어서 가중처벌하고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반대로 조용히 묻어버리기 위하여 형사적 처벌을 받아야 할 공갈범들을 그냥 봐줘서도 안 된다. 그들이 동영상을 빌미로 돈을 요구했다가 안 통하자 언론사에 제보한 것은 제보의 순수성을 인정할 수 없다. 개인의 일탈이건 기업의 조직적 개입이건 법대로 처벌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나를 비롯한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초 일류기업 vs 독과점으로 대한민국 경제정의 실현을 가로막는 악마’ 라는 이미지를 가진 삼성그룹에 대한 양가감정을 이 지저분하고 말초적인 추문이 가십거리가 되면서  잠시나마 카타르시스로 날려버리는 쾌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그들에게 법적인 처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관없이 잠시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반면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유는 ‘삼성 이건희 회장 섹스 스캔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세계적 기업의 총수님이 ‘홍등가 양아치에게 호구 잡힌 사건이라서다.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들을 살피면 제보자는 분명 의로움의 발로로 이 사건을 제보한 것이 아니다. 한 몫 단단히 잡을 좋은  건 수로 이 동영상을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언론사(한겨레)에 보도용 제보 의향을 밝히면서도 거액의 돈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유추하면 이들은 언론사 제보 전에 이 회장 가족이나 삼성그룹 측에도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을 요구했을 개연성이 크다.

 

예전에는 도둑이나 건달 세상에서도 나름의 예의와 규칙과 낭만이 있었다고 하는데 요즘 세상에서는 상하류층 누구라도 상대방의 약점 하나 물었다 싶으면 돈 앞에서 예외가 없다. 이 사건 또한 홍등가 양아치가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면서 재벌 총수를 대상으로도 현찰 삥 뜯기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통쾌함 끝에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너 밤 길 뒤통수 조심해’ 이 무시무시한 대사는 이제 남녀노소, 아니, 재벌총수도 피해갈 수 없는 치명적 무기가 된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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