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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을 빛낸 사람들(4), 보육의 외길을 걸어온 감곡어린이집 유장희 원장
행복한 어린이들을 위한 삶 조금도 아깝지 않아요
 
윤덕남 기자 기사입력  2013/12/27 [09:29]

▲ 유장희 원장     © 윤덕남 기자
충북 음성군 감곡어린이집의 유장희 원장(60)은 2012년 전국보육인대회에서 국민훈장을 수상하였다. 16년의 보육교사의 길을 걸어왔으며 27년째 원장을 맡고 있는 유장희 원장은 어린이들을 위해 살아온 세월을 조금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토록 외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삶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1. 43년간 보육의 외길을 걸어오셨는데 감곡어린이집을 운영하시게 된 동기를 말씀해 주십시오.

- 어릴 적부터 꿈이 고아원 원장이었어요. 밤에는 고아원 보모로, 낮에는 고아원에서 설립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며 보육인의 길을 걸어왔어요. 50년 가까이 외길을 걸으면서 나는 행복했고,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이 내가 가야할 사명의 길이라고 생각해요. 보육인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은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나에게 어린이들은 저의 삶의 전부였어요.

2. 영유아를 위한 원장님의 교육철학을 말씀해 주십시오.

- 나의 교육철학은 그다지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아요.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자.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어린이집, 내가 제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들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그런 어린이집을 만들자는 것이 저의 교육철학이라고 할 수 있어요.

3. 감곡어린이집을 운영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이를 극복한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 삶의 터전이었던 청주를 떠나 법인 어린이집이 없던 감곡에 자리를 잡으면서 표현하기 힘든 고충을 많이 겪었어요. 전혀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와서 느끼는 소외감과 지역사회의 편견이 가장 힘들었어요. 장마철 어린이집에 물이 차 올라오는 수해를 당했을 때 직접 수로도랑에 들어가 삽으로 수로를 파내며 밤을 지새우며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참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

1995년 사회복지시설이 없는 음성군 감곡면에 보육시설 인가를 받아 감곡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되었을 때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 것이 너무 감사해, 보육료를 열악한 지역사회 수준에 맞춰야 형편이 어려운 집 자녀에게도 모두 공평하게 보육의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보육료를 낮추었고, IMF시대에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들은 저소득층이 누릴 혜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때에 무조건 무상으로 보육하는 감곡어린이집만의 특색 있는 보육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도 지금은 동료가 된 다른 시설의 보육인들에게 미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나 부모 없는 아이의 옷을 사 입히기도 하고,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아이에겐 가방도 사서 챙겨주는 등 엄마 같은 사랑을 베풀기도 했으며, 부모교육은 2달에 한번정도 본인이 직접 강의를 하면서 아이와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항상 상호작용을 해야 제대로 된 보육이 이루어진다는 나의 보육방침에 학부모들의 의식이 달라졌고 감동적인 나의 강의가 학부모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며 점차 감곡어린이집과 나의 보육방침은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부모교육 내용은 “더불어 사는 사회”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부모가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하다” “문제 부모는 있으나 문제아는 없다” 등으로 현실적이고 꼭 필요한 교육임에 학부모의 참여도는 거의 80%가 넘었고 학부모의 만족도 역시 90% 이상이었다. 이러한 나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 보육시설 원장 연수, 보육교사 교육에 강사로 초빙되어 많은 이들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낸 적도 있고 보육수요가 작은 농촌지역에서 꾸준히 감곡어린이집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된 것 같아요.

▲ 부모교육을 특강하시는 유장희 원장님     © 윤덕남 기자

4. 감곡어린이집이 다른 어린이집과 다른 점이나 아이들에게 중점을 두고 있는 보육내용을 말씀해 주십시오.

- 아이들에게 중점을 두고 하는 인성교육은 사십년이 넘게 담당하고 있어요. 물론 부모회의 때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부모님들의 동의를 받아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 남짓을 우리 아이들의 인성을 위해 투자하고 있어요. 이 시간을 우리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손가락 인형극, 구연동화, 교사들이 꾸미는 뮤지컬 등 매주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찾아오는 동물원, 가족과 함께하는 가을 운동회나 여름캠프, 찾아오는 인형극 등 현장학습으로만 가능하던 행사를 어린이집 내에서 할 수 있도록 하여 아이들이 이동하는 부담도 줄이고 현장 학습비를 최소화하여 학부모의 부담도 줄이고 있어요. 우리 어린이집의 자랑거리는 많지만 그 중 최고는 넓은 잔디밭과 놀이터라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을 실외놀이를 통해 마음껏 뛰어놀고 자두나무, 앵두나무, 사과, 복숭아나무 등 어린이집에서 직접 키운 과수나무에서 친환경 과일을 따먹어보고 어린이집 텃밭에서 직접 가꾼 배추, 무, 상추 등을 키워보고 내가 키운 채소로 김치도 담가보고 맛도 보며 자연 속에서 더불어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터전에서 아이들이 생활함으로써 그 어떤 교육보다도 내실 있는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죠.

5. 원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 늘 해오던 것처럼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아이들에게 행복한 보육의 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거예요. “나는 할 수 있어” “내가 최고야” “나는 사랑받는 아이야” 라고 모든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터전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6. 원장님이 영유아 부모님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인지요.

- 우리 아이가 돌전에 걸었다고 육상선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네 살에 한글을 깨우쳤다고 국어국문학 박사가 되는 것도 아니지요.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또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도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우리 아이만의 개성이 무엇인지, 또 우리 아이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보시고 칭찬과 격려로 인내해 주세요.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인내와 사랑이 필수적입니다. 때론 예쁘지 않은 모습도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응원하고 기다려 주세요.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새로운 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줄 아는 씩씩하고 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대화나 행동을 보면 가정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아이들은 정말 부모의 거울인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 우리 아이들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와 많은 계획을 세우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주세요. 가정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의 장이고, 부모님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 가족과 함께 하는 가을 소풍     © 윤덕남 기자

7. 어린이집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이었나요.

- 극히 소수지만 가끔 본인만의 잘못된 보육철학을 가지고 어린이집에 강요하고 담임교사를 종용하는 부모님들이 계세요. 이러한 상태에서 아이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지요. 또한 이런 부모님들은 자신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담임교사에게 말도 되지 않는 말을 지어내어 다른 부모님들을 동요시키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모님들을 만나서 이해시키고 함께 울고 왜 그래선 안 되는가를 진심으로 설득하고 서로 통했을 때 이해하고 돌아와 주는 엄마들을 보면 행복합니다.

8. 어린이집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어린이집은 각기 다른 종의 꽃을 키우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노란 개나리, 분홍 진달래, 키 작은 채송화, 연못에서 자라는 연꽃, 추울 때 피는 목련, 때로는 가시가 있는 선인장꽃 등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꽃들이 어우러져 자라나지요. 그리고 그 각기 다른 꽃이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냅니다. 그 안에서 정원사는 꽃마다의 성질을 파악하여 영양제도 주고, 물의 양도 조절하여 주고 햇볕도 쐬어주며 열심히 가꾸는 거지요. 개성대로 피어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꽃밭은 누구에게나 동화 속 궁전이 아닐까요?

9. 보육인의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한마디로 “정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짓이 없는 진실한 자세야 말로 깨끗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단하나의 길이지요. 아이들에게는 정직한 사랑을 주고, 부모에게는 정직한 대화와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내 스스로에게도 정직하고 타인에게도 정직한 것이 보육인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10. 원장님께서 마지막으로 말씀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 나는 훌륭한 원장도 뛰어난 보육인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일 뿐입니다. 아이를 업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정도로 바쁘다는 어느 보육교사의 말처럼 열악하고 힘든 보육의 현실 속에서 평가인증이라는 굴레가 그나마도 열심히 하려는 보육교사들에게 하나 둘 등에 업은 아이를 내려놓고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내가 그만 두면 우리 아이 누가 볼까?”하는 생각에 번민하고 울면서 보육인의 길을 접었다는 어느 교사의 아픈 이야기가 저로 하여금 밤을 지새우게 했습니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해 주시고 모두 행복한 길을 마련해 주십시오.

유장희 원장은 1970년 1월 김해 성지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를 시작으로 1986년 1월에는 증평 새마을 유아원 원장으로 취임을 했으며 1999년에는 충북보육시설연합회 이사로 활동하였다. 2002년에는 충북보육시설연합회 회장으로 2008년에는 제8대 한국보육시설연합회 대의원이 되었다. 현재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중앙이사로 활동 중이다. 2003년 국무총리상 2006년 대통령상 2012년에는 국민훈장을 받았다.
 
▲ 2012년 전국보육인대회에서 국민훈장을 받는 유장희 원장     © 윤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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