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이지호]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교도소와 구치소 수감자들의 진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교정 당국과 관계 기관들이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정모(남, 43) 씨가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교도관들이 자신을 부당하게 구속하고 압박했다며 자신의 기본권을 근거 없이 제한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지난 2007년 경기도 안양에서 초등학생을 유인해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정씨의 범행은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아이들의 시신은 야산과 하천에서 토막 난 채 발견되었고, 추가 살인도 드러났다.

정씨와 같이 흉악 범죄로 사형이 확정된 사람들도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수감자들의 진정은 3만 264건이며, 이 중 인권위에서 인정된 건수는 104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소송 대부분은 교도관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이었다.

또한, 한 의원의 조사에 의하면 수감자들은 알권리를 내세워 같은 기간, 7만 2285건의 정보공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 상당수를 바로 취소하거나,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400여 건의 정보공개를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수감자들의 이 같은 행위는 개인적 이익만을 위해 권리를 악용하는 인권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권침해에 대해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주장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실제 수감자의 진정이 교도소 내 인권침해 규정을 바꾼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는 교도소에서 외부로 편지를 보낼 때 편지봉투를 닫으면 안 된다는 규정은 위헌이라며, 소송을 낸 수감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지난 7월에는 수감자들이 일렬로 번호를 외치며 점호를 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부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교도관을 괴롭힐 목적으로 권리를 악용하고 있다.

인권은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권리이다. 범죄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자신의 갇힌 삶이 무료하고 답답하다고 해서 또는, 자신의 범죄가 사회의 책임이라는 불만으로 권리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마음의 사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수감자 자신들이 주장하는 인권침해로 인한 불편함에 비하면 훨씬 더 가혹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인권신문 이지호 학생기자 (서울외국어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