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일기 요약 : 문예회관 건이 통과된 지난 회기에는 미스테리하게 증액된 예산이 있었습니다. 참여예산시민위원회 의견으로 없어진 사업이 다시 살아난 과정. 참여예산 지역위원 모집 마감이 임박했습니다. 서둘러 주세요.
* 주요일정 : 회기가 끝나고 상임위원회 별로 해외연수를 떠나니 의회가 텅 비었습니다. 문예회관 관련한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시행한 설문을 왜곡이라 비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설문지에 기술한 시민들의 생생한 의견들을 보시고 과연 왜곡된 선동에 의한 것인지 판단해 주십시오. 제 블로그(
http://blog.daum.net/yunbg)에 올려놓겠습니다.
[의정일기-미스테리한 예산증액 요구] 6대 시의회 전반기 마지막 의회에서는 2012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상정됐는데, 이를 심사하던 시의회 예결특위가 예산증액 요구를 하는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증액이란 시집행부(시장)가 편성하지 않은 예산을 시의회가 요구하여 늘이는 것인데, 반드시 시장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5대 의회 4년 동안 한 번밖에 없었고, 6대 의회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시장의 예산편성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남발을 자제해 온 것이니만큼 대단히 시급하거나 중요한 실수로 빠뜨린 예산이 아니면 잘 행사하지 않는 의회권한입니다.
이번에 증액한 예산이 어떤 사업인지 궁금하시죠? 바로 ‘부천시의회 의장기 생활체육대회’ 개최이고 금액은 4천만 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족구대회에 2천만 원, 축구대회에 2천만 원이 지출될 예정입니다. 생각하신만큼 시급하거나 중요한가요?
이 예산은 당초 2012년 본예산에 편성하려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 시행된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따라 구성된 시민위원회의 그물에 걸려서 ‘편성제외’ 의견을 받은 사업입니다. ‘이미 12개 각종 체육대회가 개최되고 있는데 신규사업은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외에도 편성제외 의견을 받은 사업이 몇 가지 더 있었는데, 시장은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100% 수용하여 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시의 참여예산제는 시민참여를 중요시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이 시의회의 요구로 다시 증액된 것입니다. 요구는 의회가 했지만 결정권은 시장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시의회 요구에 시장은 ‘동의’를 했습니다. 구두로는 미덥지 못했는지 서면으로 동의를 요구한 시의회 공문에 시장이 직접 사인을 했습니다. 자칫 시의회의 비위를 거슬렀다가는 문예회관처럼 절박한 안건에서 협조가 안 될 걱정 때문에 선택한 결정이겠죠? 참여예산시민위원회의 건의로 편성하지 않았던 예산이라는 생각은 하셨을까요?
저는 이 예산이 증액요구된 경위를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애초에는 시집행부 사업으로 편성하려고 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시의회 예산으로 증액했습니다. 누구의 요구로 시작된 사업인지, 시의회 의장기 체육대회 예산을 왜 집행부에서 편성하려 한 것이 옳은지도 모릅니다. 편성된 안되고 사라진 예산이니 고민할 이유가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 추경에서는 누가, 왜 살리려 했을까요? 정말 필요하다면 시의회 예산으로 편성하여 심의를 받았으면 됐을텐데 왜 예결특위까지 가서 증액이라는 무리한 방법을 썼을까요? 시의회 예산으로 편성했으면 운영위원회가 심의를 했을텐데, 운영위원장인 제가 까탈을 잡고 삭감할까봐 일부러 피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예결특위 위원들은 무슨 마음으로 이 예산을 증액하는 악역을 맡았을까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의장이 요구한 것이니 들어줘도 좋겠다고 생각했겠지요. 틀어져봐야 제의한 사람이 책임지는 것이니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기도 했겠지요. 세상일은 어디서 틀어질지 모릅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물쩍 공모자가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다시 참여예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5월 22일 화요일까지 주민회의 위원을 모집하고 있네요. 거주지 동 주민센터로 방문하시거나 팩스, 또는 시홈페이지를 통해서 접수가 가능합니다. 주민회의에 참여해야 동별로 2명씩 뽑는 시민위원이 되실 기회가 생기고, 시민위원이 되셔야 의장기체육대회 같은 사업에 ‘편성제외’ 의견을 내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참여하셔서 소통의 틀을 발전시켜야 하겠습니다.
2012.5.20
윤병국 부천시의원
*이 칼럼은 윤병국 부천시의원의 의정일기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